우울해 나는

 신혼가전 준비 과정에서 LG 판매자의 실수로 많은 손해를 보게 됐다.잘못은 인정하지만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LG 측의 뻔뻔한 태도에 울분이 터져 대화 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가전도 아니고 신혼가전이예요!!!!” 하면서 세상으로 나가라 왕왕~~ㅠㅠㅠ킹!!!!!!!!!!!!!!!!!

구매 전 과정을 녹음한 과거의 나님 덕분에 녹음의 증거가 충분하고 소송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대기업인데 승소할 것이다. 라는 변호사님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나는 패자를 선택했다

처음에는나도글쎄~충분한증거,구매자입장,백화점의VVIP등급까지우리를망쳐주겠다. 맹세했는데… 그건 어린 여진의 착각.

인생의 경사를 앞둔 내가 바로 약자였다.

우울해지기 시작했어.

이 싸움을 말리는 사람들도 나에게 상담한다 칼퇴사를 놓친 직원들, 아무튼 그들이 써내는 시말서, 오가는 고성과 초조함이 모두 한의 화살이 되어 돌아와 우리의 결혼을 저주하는 듯했다.

안 할래요 안 할래! 돈도 필요 없고 사과도 필요 없다!그냥 이 싸움은 안해요!!!! 부정하고 그냥 미친듯이 도망가고 싶었어. 없던 일로 합시다. 제발ㅠㅠ…내가 미안해ㅠㅠㅠㅠㅋ

가전제품은 결국 다른 회사에 넘어가 더 싼 가격에 고사양의 제품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다들 더 잘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상하게 난 여전히 우울해.

일은 마음 편하게 풀리고 걱정거리가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우울할까.

승민이는 이 기분을 ‘잔여감정’으로 정의해 주었어.그래, 무슨 감정의 유효기간이 있어. ‘다 해결됐으니까 앞으로 슬퍼하지 마!’ 이런 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거 아니야?

그저 내 안에 남아있는 아쉬움과 함께 하는 중…!

이 전쟁에 순기능도 있다.

뜬금없지만… “내가 왜 이 사람에게 사랑에 빠졌을까?” “어쩌면 잊고 있었던 남편에 대한 사랑의 기억”

빨리 처리해버려 결론이 나면 속이 후련할 것 같은 나와 달리 꼼꼼하고 결정에 신중한 오빠에게 화가 나서 속이 메스껍다가 답답하다고 기염을 토하며 칼같은 말을 던지고도 “우리 애가 내가 부족해서 미안해”라는 남편.

뭐에요..;;보살님아..;;; 화가나고 어이가 없다가, 나중에 문득 존경심이..

아니, 설마의 여진!너 오빠가 이런 속도의 사람이니까 사랑스러운고 존경 했잖아.

과거의 여진이 강제 소환오빠의 묵묵함에 배꼽 잡고 즐기던 여진… 어디서 이런 생명체가 나타났는지 경이롭게 바라보던 사랑에 빠진 여진… 오랜만이다 너.

여러사람을 괴롭히고 하는 전쟁에 지쳐 온몸이 떨리는 나에게 청포도 사탕을 바로 잊어버리고 “여진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슬퍼” 이럴 땐 또 빨리… 바로 눈뜨고 우는 내 남편. 단순한 표현으로도 네가 얼마나 힘든지 다 알 수 있어.” 내 고통이 넌 견딜 수 없는 무언지…

미친 듯이 울고 따지는 나를 보는 게 부끄럽지도 않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오빠의 눈물이 다 대답해 줬다.

우울해! 우울해!!!! 이러면 기분이 어떨지?라고 묻지 않고 “여진이 기분대로 자연스럽게 지나가 보자.”라는 열렬한 요디 지지자.

됐어, 알았어얻는 게 더 크다

그래도 여전히!잔여감정으로 오늘 밤도 우울하지만

지켜봐 주는 이 너무 많으니까… 그 손을 전부 내 침대로 뻗쳐 쿵쿵.. 우울해도 괜찮아. 안타깝다.계속 우울해도 괜찮아. 마음의 상처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

착한 멤버가 있으니까 그 박자에 맞춰서 자야지

내일은 또 내일만큼 좀더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내 안의 분함이여. 너 말야 너…!! 아… 모르겠다… ㅜㅜ 웬수야 일단 너나 나나 잘자보자.나 같은 숙주밖에 없다. 그것만 알아줘, 진짜 덜덜덜

완안!